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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팁

틸란드시아가 마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틸란드시아가 말라가는 걸 보면 마음이 덩달아 바싹해지는 기분이 들죠. 겉보기엔 튼튼하고 뿌리가 없어서 키우기 쉬울 것 같은데, 막상 키워보면 의외로 민감한 식물이에요. 특히 잎 끝이 바스러지거나 색이 바래고 점점 쪼그라드는 걸 보면 뭔가 제대로 못 해주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곤 하죠. 그런데 이 말라가는 현상에는 몇 가지 뚜렷한 원인이 있어요

가장 흔한 이유는 수분 부족이에요. 틸란드시아는 뿌리로 물을 흡수하지 않고 잎에 있는 흡수 조직, 즉 트라이코움이라는 미세한 솜털 같은 구조를 통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요. 그래서 생각보다 자주 물을 주지 않으면 금방 마르기 시작해요.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분무하거나, 2주에 한 번 정도는 물에 푹 담가주는 ‘적시기’가 필요해요. 너무 건조한 환경에서는 분무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서, 한 번씩은 충분히 적셔주는 게 좋아요

하지만 과하게 물을 주는 것도 문제예요. 특히 적신 다음 바로 통풍이 안 되는 곳에 두면 잎 사이로 물이 고이면서 썩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물을 준 후에는 반드시 거꾸로 세워서 물기를 털어주고, 햇빛이 들지만 바람도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주는 게 중요해요. 물은 주되, 마르게 해야 해요. 이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두 번째는 빛 부족이에요. 틸란드시아는 직사광선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한 간접광이 필요한 식물이에요. 너무 어두운 실내에서 키우면 잎이 점점 힘을 잃고, 회색빛이 사라지고 연두색으로 변하다가 마르기 시작해요. 가벼운 색변화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탁해지고 잎끝이 마른다면 빛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또 하나, 통풍이 잘 안 되는 환경도 문제예요. 틸란드시아는 자연에서는 나무나 바위 위에 붙어서 자라는 식물이에요. 즉, 공중에 노출돼서 항상 바람이 지나가는 환경에 익숙한 거예요. 너무 밀폐된 유리병 안이나 습도 높은 욕실 안에만 두면 오히려 병들기 쉬워요. 특히 물 준 후 통풍이 안 되면 마르기는커녕 곰팡이 같은 게 생길 수도 있어요

그리고 너무 고온이거나, 반대로 겨울철 찬바람에 오랫동안 노출돼도 틸란드시아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점점 마를 수 있어요. 실내에서 키운다면 여름엔 환기, 겨울엔 찬기운이 직접 닿지 않게 배치하는 것도 중요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틸란드시아는 ‘물, 빛, 바람’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맞아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식물이에요. 겉은 튼튼해 보여도, 안은 섬세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돌봐주면 좋아요. 그리고 이미 많이 말라버렸다면,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부분이 있다면 천천히 회복시켜볼 수도 있으니 포기하지 마세요



Only I can change me life, no one can do it for me. – Carol Burn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