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2010년대 초반에 지은 아파트라 거실에 천장 매립형 형광등이 두 줄 박혀 있었어요. 작년 가을쯤 갑자기 한쪽 형광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하더니 안정기까지 같이 나가서 결국 통째로 갈게 됐는데요. 이참에 LED로 바꿀까 그냥 형광등으로 다시 갈까 한참 고민했거든요. 거실은 가족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다 보니 조명이 시원찮으면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분위기도 칙칙해지잖아요.
형광등과 LED를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형광등이 압도적으로 쌉니다. 거실용 32W 형광등 한 개에 안정기 포함해도 1만 원 안쪽에 끝나거든요. 반면 LED 거실등은 50W급 슬림형이 5만 원 - 8만 원, 좀 잘 나가는 브랜드 제품은 1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합니다. 처음 살 때 돈 차이가 5배 - 10배쯤 나니까 부담스럽긴 해요.
근데 전기세 계산을 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지더라고요. 보통 거실에서 50W 형광등 두 줄을 쓰면 100W 정도가 되는데, 같은 밝기를 LED로 내려면 50W면 충분합니다. LED는 같은 와트 대비 효율이 두 배 가까이 나오거든요. 하루 10시간씩 거실 조명을 켠다고 가정하면 형광등은 한 달에 30kWh, LED는 15kWh를 쓰는 셈인데요. 가정용 누진 2단계 단가가 kWh당 280원 안팎이니까 한 달에 4,200원 정도가 차이 납니다. 1년이면 5만 원, 5년이면 25만 원이라 처음 가격 차이는 금방 메워져요.
수명도 무시 못 합니다. 형광등은 보통 점등 횟수와 상관없이 6,000시간 - 10,000시간 정도 쓰면 깜빡거리거나 양 끝이 까매지면서 수명이 끝나거든요. 하루 10시간씩 켜면 2년 - 3년쯤 됩니다. 안정기는 또 별도로 5년 - 7년 사이에 한 번씩 갈아줘야 하고요. LED 거실등은 제조사 기준으로 25,000시간 - 50,000시간 보장하는 제품이 많아서 하루 10시간 써도 7년 - 13년은 갑니다. 형광등을 그 사이에 4번 - 5번 갈고 안정기까지 손본다고 생각하면 교체 비용도 무시 못 해요.
밝기 표기 방식이 달라서 LED 살 때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형광등은 와트로 표시되지만 LED는 루멘이 진짜 밝기입니다. 일반적으로 1W당 100lm 정도 나오는 LED가 효율이 좋다고 보거든요. 거실용으로는 4,000lm - 6,000lm 정도가 무난하고, 천장이 높거나 거실이 30㎡ 이상이면 6,000lm 이상으로 가시는 게 좋습니다. 형광등 32W 두 개가 대략 5,000lm 정도 나오니까 그걸 기준으로 잡으시면 됩니다.
색온도도 신경 쓰셔야 해요. 형광등은 주광색(6,500K)이 대부분이라 약간 푸르스름한 흰색이거든요. LED는 전구색(3,000K), 주백색(4,000K), 주광색(6,500K) 중에 선택할 수 있고, 요즘 나오는 제품은 리모컨이나 스위치로 색온도를 바꿀 수 있는 색변환등도 많습니다. 가족이 모이는 거실은 너무 차갑지 않은 주백색 4,000K 근처가 무난하고, 책 읽거나 작업할 때 잠깐씩 주광색으로 올렸다가 저녁에는 전구색으로 내리는 식으로 쓰면 분위기도 살고 눈도 덜 피로합니다.
점멸 즉시성도 차이가 큽니다. 형광등은 안정기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켤 때 살짝 어둡다가 1초 - 2초 후에 완전히 밝아지거든요. 추운 날 베란다나 현관 형광등이 한참 깜빡거리다 켜지는 경험 다들 있으실 텐데요. LED는 스위치 누르는 즉시 100% 밝기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점멸을 자주 해도 수명에 거의 영향이 없어요. 형광등은 켜고 끄기 자주 하면 수명이 확 줄어드는 단점이 있어서 잠깐 나갈 때도 그냥 켜놓는 분들이 많거든요.
다만 LED라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저가형 LED는 광원이 점광원이라 눈에 직접 들어오면 눈부심이 심한데요. 거실등은 천장 매립이나 슬림형이라 확산판이 잘 처리된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KS인증이나 KC인증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시고, 5년 이상 무상보증 해주는 브랜드 제품을 권합니다. 안방용 작은 전구는 1만 원짜리 사도 큰 차이 없지만 거실등은 한 번 사면 10년 가까이 쓰는 제품이라 너무 싼 거 사면 1년 - 2년 만에 색이 누렇게 변하거나 한쪽 면이 어두워지는 일이 생기거든요.
저는 결국 50W LED 슬림형 거실등으로 바꿨는데요. 처음에 8만 원 좀 넘게 주고 산 게 아까웠는데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와서 보니까 진짜 잘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실 분위기도 한결 깔끔해지고, 무엇보다 켤 때 깜빡거리는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더라고요. 전기세는 아직 큰 차이는 못 느끼지만 1년 정산해보면 분명 효과가 있을 거예요. 혹시 형광등 안정기 또 나가셨다면 이번 기회에 LED로 갈아타시는 거 추천합니다.